케빈 러드 총리와 2MB의 차이 호주, 지구 반대편

'로빈후드' 호주 내각, '강부자' 한국 정부 - 오마이뉴스

호주에 관한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 링크.

호주의 총리이자 노동당 총수인 케빈 러드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글쎄 일개 외국인인 내가 봐도 하는 짓 하나하나가 예뻐 죽겠다. 게다가 이 혜택의 일부가 나 같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해당이 되기 때문에 더더욱 좋아할 수 밖에.

한 달 반을 시골에서 TV와 인터넷 없이 살다가 아들레이드로 왔을 때 처음 만난 한국인 친구가 한 말이 한국 난리 났고 호주도 난리 났다는 거였는데 알고 보니 한국은 2MB 때문에 지옥이 되가는 중이라는 것이었고 호주는 케빈 러드 때문에 살기 더욱 좋아졌다는 것이었다. 먼저 정치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 전혀 관심 없었던 이 친구가 그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는데 2MB가 유일하게 잘 한 점이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세상 보는 눈을 뜨게 해줬다는 것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하튼 이 친구 왈 호주는 기본임금이 올라갔고 세금은 더 적게 걷어서 좋다는 것.

그런데 의문점은 호주가 근 10년 넘게 경제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금을 낮추고 임금을 높힌 것은 너무 파격적이라는 것. 게다가 2년 동안 호주서 살고 있지만 기름값 말고는 물가가 오른 것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게 나에게도 혜택이 돌아오는 좋은 정책인 것을 알면서도 조금은 황당했다. 하지만 이 의문은 인터넷 검색 한 방으로 해결되었는데 뭐 간단한 거다. 있는 자들에게 세금을 더 받아서 없는 자들에게 나눠주는 거다.

이 얼마나 당연하고 또 당연한 말인가.

"국가 예산을 편성하면서 어차피 누군가는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걸 저소득층에 요구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지난 12년 동안 장기 집권한 보수정당 정부는 부유층과 기업의 편에 기울어서 서민과 노동계층을 외면하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노동당 정부는 지금 그걸 수정하는 중이다."

"부유층의 출산 보너스를 폐지시킨 예산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걸 잘 안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갈 돈을 생필품과 휘발유 가격 인상 등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생계에 보탠다면, 그 돈을 못 받는 부자들도 그리 섭섭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사에 번역이 되어 있는 위 두 발언은 둘 다 케빈 러드 총리의 말이다.

세상에 무슨 죄를 졌길래 한국은 그토록 무능한, 아니 무능하다 못해 바보천치에 가까운 지도자를 가지게 되었고 호주는 뭘 그리 잘 했길래 이런 멋진 지도자를 가지게 된 것인가!

지금 한국에서는 국민 모두가 광우병 전문가가 되었고 앞으로는 온갖 민영화 관련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데 안 그래도 살기 힘든 국민들에게 나라 걱정할 짐까지 넘겨주는 지도자는 도대체 머리 속이 뭘로 채워져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 대신 나라 걱정하라고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뽑아줬는데 그 치들이 오히려 나라를 말아먹고 있으니 답답해도 이렇게 답답할 수가. 반면 호주는 2년 넘게 TV는 물론 신문도 안 보면서 세상일 나 몰라라 하고 자기 할 일만 하고 살아도(내 친구의 경우다) 나라는 오히려 더욱 잘 굴러가는 것을 보면 한국은 뭔가 잘못되어도 한참이나 잘못된거다.

여하튼 케빈 러드의 노동당 정부 덕분에 나도 높아진 임금 낮아진 세금 덕을 보게 되었다. 2MB가 진정으로 본받아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정부의 모습일 텐데 도대체가 하는 짓 하나하나가 제정신으로 하는게 없어보일 지경이니...

- 위 기사의 오마이뉴스 링크에 있는 멋진 댓글. 언넘은 도적을 자처하고 언넘은 결백을 자처하는데 이 차이는 대체 뭐냔 말이다. 로빈 훗 같은 도적을 자처하는 놈은 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깨끗하다고, 무려 특검조차도 결백을 인정해준 누구는 지지율이 지하로 내려갈 판이다. 정말 누구 말마따마 내가 미친건지 세상이 미친건지. 지못미 결백, 지못미 무혐의. 모르긴 몰라도, 로빈 훗도 욕은 숱하게 얻어먹었으리라. 뺏길거 많은 인간들한테서.

- 참고로 케빈 러드 총리가 최근에 한 멋진 일 하나 더. 중국 울린 호주 총리 - 중앙일보

- 그리고 취임 첫 날 호주 원주민에게 사과하는 모습. 호주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다 - 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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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oOLpAsS 2008/05/22 11:59 # 답글

    재미있네요. 깨끗한 도적질과 더러운 결백.
    그런데 맹박이가 러드 총리를 본받을 리는 없을 것 같네요.
    지금 맹박이가 하고 있는 짓거리들은 후보시절부터 이미 예견 된 것이죠.
    우리 시민들이 바보입니다.
    우리 시민들이 호주 시민들을 본받아야 하겠죠.

    건일님 블로그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좋아해서 언젠가 호주 횡단을 하리라 계획중인데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갑니다. ^^
  • 박건일 2008/05/22 17:51 #

    MoOLpAsS / 비애국자인 저마저 한국의 앞날을 걱정할 정도이니 문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듯 합니다. 그런데 이게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라니 더더욱 암울하군요. 2MB의 능력은 안 좋은 쪽으로 정말 비범하다는... -_-;;;

    재미있게 보신더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로 호주 횡단은 좀 많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너무 넓어서 말이죠... 차로 돌아도 3달은 잡아야 하는데 말이죠... 여하튼 나중에 꼬옥 호주 여행오시길~
  • 은현 2008/05/22 12:15 # 답글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책을 쓴다면...-_-;;
    조중동이 가만 안놔 두겠지..
  • 박건일 2008/05/22 17:51 #

    은현 / 조중동은 물론이고 그 잘나신 1%들이 개거품을 물고 반대하겠죠... ㅠ_ㅠ
  • 미친과학자 2008/05/22 15:10 # 답글

    호주산 쇠고기 말고 총리도 좀 수입합시다.
  • 박건일 2008/05/22 17:51 #

    미친과학자 / 하핫. 그러게요. :-)
  • hotcha 2008/05/22 21:09 # 답글

    역시 케빈 러드 잘 찍었단 생각이 듭니다.
    퀸스랜드 여자 수상은 19세 이하 성형금지법을 추진 중인데
    그 또한 맘에 들어요.
    근데 호주 달러가 요즘 약간 걱정이 되는군요.
    무역수지, 더군다나 관광수지 적자라 골코는 여러모로 사정이 안좋거든요.
  • 박건일 2008/05/27 10:19 #

    hotcha / 케빈 러드를 직접 찍으셨군요! :-)

    제 주변에는 호주 달러 환율 오르는 것 때문에 다들 걱정이 태산이더군요. 지금 잠깐 있는 쉐어 집의 여학생도 집에서 돈 받기 미안하다고... 제가 여기 올 때만 해도 690원이었는데 이제 1천원이 넘다니... ㅠ_ㅠ
  • 뮤탄트 2008/05/23 10:11 # 답글

    적응력 만빵, 초인적인 생활력으로 널리 알려진 '나'도 요즘은 도저히 적응을 못하겠다는 + +;;;;
  • 박건일 2008/05/27 10:20 #

    뮤탄트 / 너가 적응하기 힘들 정도면 정말 후덜덜이군... ---;;;;;
  • liesu 2008/05/24 00:41 # 답글

    정치 모르고 관심없는 저도 케빈 러드는 멋진 건 알겠더라구요. 남의 나라 총리 말고, 우리나라 대통령 한번 흠모해봤으면..
  • 박건일 2008/05/27 10:20 #

    liesu / 그러게요. 남의 나라 총리 말고 우리나라 대통령 좀 좋아하고 자랑해봤으면 합니다... ㅠ_ㅠ
  • totheend 2008/05/28 18:03 # 답글

    케빈 러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부러워서 미치겠어요... T_T
  • 박건일 2008/05/28 22:17 #

    totheend / 그러게요. 흐흑. 가끔 TV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발언하는 케빈 러드 나오는데 그 때마다 우와 멋지다 하고 바라보는... 반면 2MB는 인터넷 서핑하다 우연히 사진만 봐도 바로 창 닫아버리는... -_-;;;;;
  • 백준오 2008/05/30 01:15 # 삭제 답글

    케빈 러드 때문에 호주가고 싶어욧. 반면 2MB는 18 -_-;;
  • punctual 2008/08/02 10:55 # 답글

    준오님도 건일님 블로그에 오시는군요...^^
  • 만슈타인 2009/06/17 14:25 # 답글

    호주... 작황이 안 좋았다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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