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나가보니 별거 있더라...

프랑스에 있는 친구와 메신저로 채팅하다가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다음과 비슷한 내용이었습니다. 외국에 대한 (물론 선진국을 말하는 것이겠죠) 동경이 없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외국에서 살아보니 별거 있더라고 하더군요.

사람 사는 곳이 어디나 똑같다고는 하지만 역시 뭔가 다르긴 다른가 봅니다. 저 또한 멋 모를 때 유럽 나가서 기껏 2주 있다와서 몇 달간 컬쳐 쇼크에 시달렸었죠. 어쩜 그렇게들 여유 있는 표정이며 눈빛이며 행동들인지 정말 어이가 없었다니까요. 사람들 사는게 어딜 가나 다 힘들고 복잡하고 바쁘고 정신없고 북적거리는 것인줄 알았는데 실상 나가보니 그게 아니라서 그 충격이 상당했죠. 후에 일본을 자주 갔지만 사실 일본은 여기와 사는 스타일이 비슷한 곳이라 충격 같은건 없었죠. 그냥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걸어다니며 담배 안 피니 좋구나 정도였습니다.

제 여동생도 얼마 전에 캐나다에 약 6개월간 있다 왔는데 또 돈 모아서 어디론가 떠난다고 하더군요. 그 이전에 호주로 6개월 갔다온 후로는 항상 돈 모아 외국 나갈 생각만 합니다. 제 여동생 말로는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너무 무섭고 정신 없어 싫답니다. 뭐 먹고 살기 바뻐서 그런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더욱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의 그 여유로운 삶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이번에는 돈 모아 일본에 오래 있다 온다고 하던데 제 여동생은 호주 갔을 때 외국친구를 많이 만들어놓아 어딜 가나 숙박은 걱정 안 한답니다.

그리고 제 여친의 경우도 그러네요. 호주로 처음 갔을 때는 2-3달 만에 온다고 그러더니 결국엔 1년 가까이 들어올 생각을 안 하는군요. 저의 넘쳐흐르는(!) 사랑의 힘도 이런 거엔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을 보니 확실히 우리나라보다는 좋은 무엇인가가 외국엔 많이 있나 봅니다. 뭐 남사스런 얘긴 이 정도로 하고...

그런데 갑자기 왠 푸념이냐구요? 친한 친구들이며 애인까지 죄다 외국에 있으니 정말 제길슨입니다. 맘 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머나던 타향에 있으니 혼자 놀기도 이제 지칩니다. 뭐 객관적으로는 나름대로 잼나게 지내고는 있습니다만...

그런데 솔직히 말해 기분이 좋을 리가 없죠. 한국에서의 삶이 해피 그 자체라면야 외국 있는 친구들한테 메롱 하겠지만 사실 그건 아니니... 저라고 여친에게 휘잉 날아가거나 친구들한테 놀러가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거 먹고 살려니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게다가 요즘엔 회사에서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 일하는 것도 왕짜증입니다. 처리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인원은 저 혼자이니 이거 정말 돌아가시겠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아지는 요즘...새로 산 PDP TV와 눈을 맞추며 혼자서라도 신나게 살아보려고 발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결국 남자의 로망은 쇼핑인 것입니다. 여자는 길고 가늘게 쇼핑하지만 남자는 짧고 굵게 쇼핑을 즐기죠. -_-;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인 것입니다요...외로운 사람일수록 쇼핑에 발악하는게 이해가 됩니다요...ㅠ_ㅠ

ps. 얼마 전엔 PDP TV 질러서 생활비가 궁색할 정도로 없는데 그것도 모자라 아마존에서 원서 몇 권과 코드 1 DVD 몇 장 주문했더랬죠. 흐흑. -_-;;;

덧글

  • 다현 2005/08/03 14:55 # 답글

    곧 일본에 가볼까 하는데
    밸리에서 보고 후다닥 달려왔습니다.
    아 링크 신고합니다..
  • funnybunny 2005/08/03 16:37 # 답글

    없어도, 분명 정말 끝인데도 지르게 되는 것이 그 상황
    에서 참 신기하더라구요.. 살다보면.. 웅얼웅얼.
    요즘은 지름신을 멀리하는 목록도 나왔더라만은요.

    정말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건일님도 상황되실때 떡하니 염장주시면서 떠나셔서
    그 여유로운 표정들을 확인하고 오시는것도 괜찮을듯
    싶네요^^ 옆에서 가지 못한자는 또 울부짖겠지만 말입니다.
  • 넋두리 2005/08/03 17:37 # 답글

    자주안오게 되면 그것은 익숙해졌기때문이죠. 고향에 대한 향수보다 갔다온다는 귀찬니즘이 더 크죠..^^;
  • 라이 2005/08/03 18:18 # 답글

    ^^
  • 정worry 2005/08/03 21:56 # 삭제 답글

    갑자기 쇼핑병의 비밀이 하나 풀리는 거 같아요. ;;
  • 솔리드 2005/08/05 11:46 # 답글

    스트레스를 받은건가요..질러버릴때 스트레스 해소되죠..^^;
  • 박건일 2005/08/07 21:09 # 답글

    다현 > 헤헤. 일본은 어쩌다보니 자주 갔었는데 여행하기 굉장히 좋습니다. 뭐랄까...깔끔하다고나 할까요...(이런 말밖에 생각나는 것이..-_-;) 여행 잘 갔다오세요!

    funnybunny > 요즘 들어 왜 이리 어디로 떠나고 싶은지 미치겠습니다. 병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요즘입니다...ㅠ_ㅠ

    넋두리 > 그럴 수도 있겠군요...^-^;;

    정worry > 저도 최근에야 깨달았습니다...ㅜ_ㅜ

    솔리드 > 이젠 지를 돈도 없답니다. 어저면 휴가를 집에서 지내야 할지도...흐흑.
  • 공부의신밧롱 2017/07/14 03:42 # 삭제 답글

    돈많으면 한국이 편하고 돈없으면 한국이 불편하죠
    외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좀 덜한?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