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티 페어, 인도색 짙은 평범 시대극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감독이 인도 출신의 그 유명한 미라 네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긴 이상할 정도로 인도색이 짙은 영화라 조금 의심은 했었죠. 심지어는 <인도로 가는 길>을 연상시키는 장면까지 능청스럽게 등장하니까요. 게다가 이게 그 유명하다는 '베니티 페어' 원작의 9번째 영화화라는데 전 그 이전 작품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 원작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베니티 페어는 아주 호사스러운 잡지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죠. 자료를 찾아보니 이 원작을 영화화한 앞서 8 작품들은 모두 제가 태어나기 이전의 영화들인데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아주 좋아하는 여자배우가 나오지 않으면 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왜 봤냐구요? 물론 일 때문에 봤죠...ㅠ_ㅠ

전 이 영화를 보는데 계속 <배리 린든>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린든처럼 화려한 촬영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화려한 의상이 영화의 시각적 볼거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 영화의 화려한 의상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 같지만 전 허리선 잘룩하고 가슴선을 강조하는, 게다가 질질 끌고 다녀야 하는 그 답답한 옷들을 보면 당장 벗겨버리고 싶은(-_-;) 욕망이 꿈틀거립니다. 전 그 옷들만 보면 답답해서 미쳐버릴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전혀 예뻐보이지 않고 폐쇄공포증만 유발시킵니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네요. 이야기는 평범합니다. 신분 낮고 못 생긴(제가 이 영화를 보기 싫었던 첫 번째 이유가 바로 리즈 위더스푼이 나와서랍니다. 볼 때마다 짜증이 밀려와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여배우 중 하나입니다) 여자애가 잘난 머리를 이용해 신분 상승을 하다가 그만 턱 하고 도덕적인 문제에 걸려 후회하고 슬퍼하다가 새출발한다는 뻔하디 뻔한 내용입니다. 제일 맘에 드는 건 가브리엘 번의 뻔뻔한 악역 연기더군요. 그리고 세련된 대사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하지만, 큰 재미는 없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 영화는 제 취향과는 거리가 한참 멀거든요. 이런 시대극을 좋아한다면, 거기에 더해 인도풍으로 디자인된 세트나 의상을 보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내 맘대로 평점 3/5

덧글

  • 정worry 2005/08/03 21:58 # 삭제 답글

    아, 결국 DVD로 나오는군요. 베니티 페어의 주인공 베키 샤프에 리즈 위더스푼은 너무 생각없어보인단 느낌이에요. 원작을 읽어본 건 아니지만 적어도 머리굴리던 여자가 벽에 부딛친다는 내용은 알고 있어서 -_-;;
  • 박건일 2005/08/07 21:11 # 답글

    정worry > 이 영화에서는 나름 샤프해보이더군요. 아니 영약해보인다는게 더 정확한 설명 같네요. 문제는 너무 섹시하려고 용쓰는 나머지 오히려 거부감이 들더라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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